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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신학 이야기 - 홍인식 목사

해방신학 이야기 - 홍인식 목사




내가 홍인식 목사님을 처음 만난 것은 
서회에서 일을 시작한 직후인 2011년 겨울 민중신학회 세미나에서였다.

<해방신학을 위해 진혼곡을 울려야 하나?>라는
다소 도발적이고 선정적인 주제로 발표하는 홍인식 목사님은
아이러니하게도 대한민국의 자본주의와 세계 신자유주의의 상징적 공간인 테헤란로 뒷골목 
강남 현대교회의 담임목사였다. 


강남 장로교회의 담임목사가     해방신학을?’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놀라움과 호기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나는 그날 세미나를 통해 그동안 막연히 알고 있었던 
해방신학의 실체에 한 발짝 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었다.

홍인식 목사님의 발제를 듣는 내내 머릿속에선
해방신학의 유효기간 만료를 확신에 차 선언하듯 읊조리던 
유수의 신학자와 선배 목사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리고 해방신학은 우리가 ‘이만하면 되었다’하고 
긴장을 풀고 있을 때 언제든 뒤통수치듯
가장 중요한 질문으로 
우리에게 되돌아 올 것이라는 강한 확신과 경계를 품도록 해주었다. 


그날 홍인식 목사님은 나에게 또 하나의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셨다.
보통 ‘해방신학자’, ‘민중신학자’하면 과격하고 투사적인 이미지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었기에,
이러한 신학을 한 사람으로서 홍인식 목사 또한 강하고 날카로운 눈매와 준엄하고 투쟁적인 목소리로 장내를 압도하지 않을까 예상했다.


하지만 홍 목사님는 내가 지금껏 만나본 그 어느 목사들보다도 
온화하고 부드러운 미소와 목소리로 시종일관 발제를 진행하셨다.
나는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태도를 통해, 

해방신학이 
결코 폭력성과 과격함을 내재한
편향되고 급진적인 사상이 아니라,
신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관심의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도출된 사랑의 산물임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발제를 경청한 이후 나는 
홍인식 목사님께 연락을 해 
이번 민중신학회의 발제문을 특별기고 형식으로 「
기독교사상」에 게재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홍 목사님은 이에 흔쾌히 응해주셨고, 홍 목사님의 원고 내용은 두 번에 걸쳐 기상 지면에 소개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그분과의 인연은 마무리되는 듯 했다. 

그런데 1년 쯤 지났을까? 어느 날 홍인식 목사님이 전화를 해 만나자고 했다.
카페에서 함께 커피를 마시며 이제 곧 현대교회를 사임하고 중남미로 떠나게 되었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중남미에서 만나게 되는 여러 사람과 신학자들의 이야기들을 
「기독교사상」 지면을 통해 한국의 독자들과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는 홍 목사님의 새로운 발걸음을 축복하며 적절한 기회가 오면 다시 함께 작업해 보길 바란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나 홍인식 목사님이나 나나 서로의 삶의 자리에서 분주한 나머지 그날의 다짐과 약속은 미완성으로 끝나버리고 말았다.
지난해 봄, 나는 3년 3개월의 「기독교사상」 편집장 일을 마치고 퇴사했고, 학위논문을 마친 직후인 가을부터 신앙과지성사에서 새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바로 그렇게 새로운 일을 시작할 즈음, 
홍인식 목사님이 신앙과지성사에 자신의 원고를 보내오셨다.
그동안 중남미를 여행하시면서 가진 여러 해방신학자들과의 만남과 
멕시코장로교신학대학 교수로서 해방신학에 대해 연구하신 모든 내용들을 망라한 것이었다.

홍목사님은 이 책을 통해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이 <해방신학>에 대한 오해를 풀고,
이 시대 속에서 해방신학이 교회를 새롭게 살리고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을 풍성하게 하는 마중물이 되길 바라신다고 말했다. 


나는 지난 봄여름, 홍인식 목사님의 『해방신학 이야기』와 씨름하면서,
 「기독교사상」에서 못 다 마무리 지은 숙제 하나를 풀어낸 느낌이 들었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이렇게 기묘하다.
지난 4년 전에 두 명의 감리교와 장로교 홍 목사(그러고 보니 ‘표’와 ‘식’은 항렬도 같다)들이 나눈 다짐과 약속을
하나님은 그렇게 묵혀 놓으셨다가 잘 익고 발효되었을 때를 골라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시기와 장소에서 이렇게 결실을 이루어내신다. 




홍인식 목사님의 홍인식 목사가 쉽게 쓴 해방신학 이야기는 
그동안 중남미 신학자들에 의해 주도되어 온 해방신학을 한국인,
한국 신학자의 눈으로 새롭게 읽고, 그의 손을 통해 정돈된 『해방신학 입문서』의 의미가 있다.


남미의 대표적 개신교 해방신학자인 미게스 보니노(J. Míguez Bonino)에게 직접 사사했고,
평생을 한눈팔지 않고 해방신학 연구에만 매진해 오신 홍인식 목사님의 이번 저작은 그런 의미에서 남다른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
이제 이 책을 출발로 한국교회에 해방신학에 대한 새로운 토론과 논의가 활성화되길 바란다.

그리고 다시금 민중의 삶을 옭죄는 신독재와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의 파고 앞에서
이 책이 새로운 선교와 공동체, 대안적 삶의 가능성과 모델을 제시해주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더 나아가 새로운 목회현장(순천중앙교회)에서 해방신학을 토대로 건강하고 역동적인 목회를 시작하신 홍인식 목사님이,
이 책을 발판 삼아 한국사회와 교회의 현실에 대한 성찰과 고민, 실천을 녹여낸 
자신만의 독창적 해방신학을 산출하시기를 감히 기대하고 소망해 본다. (박석동천)


아르헨티나 사람으로서 라틴아메리카 민중의 해방을 위한 혁명가의 삶을 살아온 체 게바라는 이렇게 말한다.
“승리의 그날까지 언제나!”, “Hasta la victoria siempre!” 그
렇다 해방신학을 위한 진혼곡의 연주는 연기되어야 한다.
승리의 그날까지. 해방신학은 오늘도 행진하고 있다. 승리의 그날까지! - 홍인식 『홍인식 목사가 쉽게 쓴 해방신학 이야기』, ‘닫는 글’ 중에서

<해방신학 - 사람들의 삶에 맛을 더하는 신앙행위>
가난의 현장에서 실천적으로 수행된 목회사역의 신학화가 라틴아메리카의 해방신학이다.
그 영향력은 놀라워 미국과 유럽의 신학을 넘어서서 세계 신학의 주류로 편승되었다.
그러나 그 출현은 많은 거부와 반대에 부딪쳤는데 
해방신학의 영성적 원천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전과 확산을 거듭하여 가장 중요한 세계신학의 하나로 부각되었다.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빈부격차는 더욱 심화되고 가난한 이들의 고통은 날로 더해지는 현실
오늘도 사랑과 생명의 하나님을 믿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자극하고 있기에 해방신학은 여전히 유효한 신학이다.

그 사랑과 동정이 더 좋은 열매를 맺게 하기 위하여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신학은
불의와 가난으로 점철된 사회적 현실 안에서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보다 유용하고 실천적인 것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주는 신학이다.
그런 의미에서 홍인식 목사의 이 책은 오늘의 한국 사회에서 올바른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데 매우 유용할 것임을 확신한다.
- 성정모 박사 (해방신학자, 브라질 상파울루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

윗 글은 페이스북 "책이좋은사람들"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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