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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에 대한 중간보고- 15년 6월 16일(화)


메르스에 대한 중간보고- 15년 6월 16일(화) 


저작권자 : 홍혜걸, 의학전문기자 






아래 그림은 6월 10일자 영국의 과학잡지 네이처가 제시한 날짜별 메르스 증상발현 그래프다.







메르스에 대한 중간보고





1. 감염추세




누구도 확신할 순 없지만 조심스레 낙관할 조짐이 보인다. 

아래 그림은 6월 10일자 영국의 과학잡지 네이처가 제시한 날짜별 메르스 증상발현 그래프다.

 통상적인 누적환자 숫자나 확진날짜 자료에 비해 최초 증상이 나타난 날짜가 추세예측에 사용된다. 

이 그래프에 따르면 평택에서의 1차 피크, 삼성서울병원발 2차 피크에 이어 증상발현자가 줄고 있는 경향을 보인다. 

물론 부산의 IT 직원, 삼성서울병원의 이송요원과 격리누락 의료진 등에서 3차 피크가 우려되긴 한다.





그러나 지금은 넋놓고 당한 2차 피크때까지와 달리 전국민과 방역당국, 언론이 모든 역량을 동원해 경계하고 있는 상황인만큼 

3차 피크가 오더라도 소폭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평균 잠복기가 일주일이므로 3차 피크는 이번 주말 정도로 예상된다. 

정말 며칠 사이만 잘 견디면 된다. 네이처도 조심스럽지만 비관적이지 않다.

 바둑을 둘때 곁에서 훈수하는 사람이 객관적이고 냉정할 수 있다.

 네이처도 그렇고 사이언스도 그렇고 세계보건기구도 그렇고

 한국에서 최악 상황 올 수 있다는 조그마한 뉘앙스도 현재로선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2. 지역사회 감염





결국 같은 이야기지만 지역사회 감염은 정말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지역사회 감염이란 직장과 학교 등에서 무차별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전염병 유행의 가장 나쁜 단계다. 

그러나 지역사회 감염이 일어나려면 공기전염을 전제로 한다. 

비말전염이나 접촉전염으로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이것은 많은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물론 바이러스 자체의 돌연변이가 있지만 현재로선 그렇다는 증거가 없다.





우리나라에서의 단시간 폭발적 전파는 

밀폐된 응급실의 북적이는 환자와 가족, 직원들이란 특수한 상황이 바이러스 밀도를 높여 마치 공기전염과 유사한 효과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일상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이 점에서 휴교가 철회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과도한 공포심으로 국가 경제와 민생이 망가지는게 현재로선 더욱 걱정스럽다. 

그리고 이런 표현은 조심스럽지만 솔직히 지역사회 감염이 일어난다해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 

전국에서 무작위로 수십만명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현행 감염자 동선 추적과 접촉의심자 격리 등 현재 우리가 쏟고 있는 방역활동은 아무 의미가 없다. 

현실적으로 구체적 대책이 없는데 걱정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싶다.





3. 예외사항에 대한 걱정



젊은 사람이 걸렸다, 기저질환 없는 사람이 숨졌다, 

잠복기가 14일을 넘는다, 방호복을 입었는데도 걸렸다

 등등 언론에서 많은 예외사항들을 보도하고 있다. 

궁금해하는 것은 좋지만 몇몇 예외사항에 대해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진 말았으면 한다.


의학은 수학이 아니다. 

케이스가 단기간 급증하면 통계적으로 얼마든지 예외사항이 생길 수 있다. 


이 시점에서 바이러스의 밀도란 개념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증상발현은 개인의 면역과 바이러스 밀도의 함수관계다.

 면역이야 사람마다 다를 터이고 만일 면역이 동일하다면 바이러스 밀도가 높을수록 증세가 심하게 나타난다.

 바이러스 밀도 접촉 당시    단위시간당 체내유입 바이러스 갯수로 생각하면 쉽다. 



35번 의사환자도 응급실에서 장시간 초음파 검사를 하면서 

다량의 바이러스가 침투한 것으로 해석하고 싶다.

 젊고 건강한 사람이 걸리는 것을 싸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으로 설명할 수도 있지만 

바이러스 밀도가 더 중요하지 않나 싶다. 

다른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도 마찬가지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잠복기 역시 바이러스 밀도가 낮다면 체내에서 증

상 발현때까지 증식하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길어질 것이다. 



실제 사우디에서 4만여명에게서 항체가 발견되었다. 

확진환자가 1,000여명 이므로 40배 가까운 사람들은 살짝 감염됐지만 모르고 그냥 지나갔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이질은 10마리만 들어와도 병을 일으킨다. 

바이러스는 이보다 훨씬 많은 양이 필요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메르스 바이러스와 접촉하더라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다. 



이 시점에선 병원이 가장 위험하다. 지역사회가 아니다. 

불가피하게 병원 가는 분들은 마스크를 쓰고 가는게 좋겠다. 

더욱 중요한 것은 손이다.

 병원 화장실의 손잡이, 변기 손잡이와 수도꼭지, 에스컬레이터 가드레일, 엘리베이터 버튼 모두 조심해야한다. 

만졌으면 반드시 비누로 손을 씻어야한다. 

핸드백을 들고 병원에 가는 것은 좋지 않다. 

무엇인가 만지고 핸드백을 들어야하는데 

손을 씻긴 쉬워도 일일이 핸드백 손잡이를 씻을순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떤 분은 화장실 종이타올을 이용해 수도꼭지나 변기손잡이, 문고리 잡는게 좋지 않을가 제안했다.

 다 일리 있는 이야기다.

 얼마나 과학적인지 논문으로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엔 비상한 시국이므로 일말의 개연성(plausibility)만 있다면 실행하고 볼 일이다.







4. 의료진에 대한 격려





삼성서울병원 등 일부 병원이 감염확산 주범으로 비난받고 있다. 

잘못한 일이 분명 있어보인다. 

이 부분은 차제에 꼭 짚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나는 의료진의 격려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세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만일 14번 감염자가 다른 병원으로 갔다면 그곳에선 괜찮았을까"라는 점이다. 

붐비는 응급실 환경은 어디나 동일하다. 


원 이름 공개도 지금까지 국내 대형병원들과 복지부와의 이런저런 관계로 볼때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대부분 진료타격을 우려해 가능하면 병원 안에서 해결하려했을 터이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우리나라 빅5 대형병원은 연매출이 조 단위다. 

전염병 공개되면 바로 수천억원 손실이 발생하리란 두려움이 의사 결정권자의 마음을 옥죄었을 것이다.

 이것은 공공의료에 취약한 우리나라 의료의 시스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는 건강보험료는 모두들 많이 부담해 제법 재정이 크지만 

국가가 예산으로 집행하는 보건의료비는 턱없이 낮다.

 비단 전염병 방역 시스템 뿐일까 응급의료도 그렇고 예방백신사업도 그렇다. 

국가가 아무 투자도 하지 않고 민간 의료에만 맡겨온 부작용이 하나둘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정 병원에게만 화살이 돌아가선 안된다는 뜻이다. 





둘째, 

어제까지 150명 확진자 가운데 26명이 의료진이었다. 

17%다. 그

러니까 전체 감염환자 6명중 1명이 의료진이었다는 뜻이다. 

실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다 걸린 간호사도 나왔다. 

무더운 여름날 방호복을 입고 근무하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해해야한다. 

마스크를 쓰면 숨이 턱턱 막힌다. 

전국 역학조사관도 고작 34명이다. 

1만명에 달하는 격리자를 관리하고 신규 감염 의심자들의 동선을 일일이 파악해야한다. 모두가 지쳐가고 있다. 






세째, 

지금은 전쟁 중인데 장수를 책망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에선 전염병 등 국가 보건을 총괄하는 수장을 "써전 제너럴(surgeon general)"이라 부른다.

 의사를 장군으로 비유한 것이다. 

써전 제너럴은 미국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며 미국 상원의 청문회를 거치는 중요한 자리다. 

예산권과 인사권에서 그저 1급 공무원으로서의 한정적 역할을 수행하는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장과 위상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삼성서울병원과 방역당국의 잘못은 메르스 사태가 진정된 뒤 해도 늦지 않다.

 그때 제대로 시시비비를 엄정하게 가리도록 하자. 

러나 지금은 우리 국민이 의료진은 물론 방역당국을 격려하고 힘을 몰아줄 때라고 본다.



저작권자 : 홍혜걸 의학전문기자

https://www.facebook.com/dreroica/posts/937508592966562:0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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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낙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ㅜㅜ




얼음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