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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나누기/일반상식

볼가 강의 배 끄는 인부들


볼가 강의 배 끄는 인부들













이 그림은 러시아의 화가 '일리아 레핀' Ilya E. Repin (1844~1930)이 '볼가 강의 배 끄는 인부들'을 그린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이 그림을 가리켜 러시아 민중의 끈질긴 생명력을 말하거나

 압제애 대한 민중의 불굴의 투쟁정신을, 또 '사회모순에 신음하며 끝까지 저항하는 러시아 민중'을 말하기 십상이다. 





물론 그림을 보는 시각에서 가능한 상상력이다. 

그러나 '레핀'이 저 그림을 그릴 때 그에게 그런 관념은 아예 없었다. 

있었던 레핀의 심정은 '사람들의 비참'을 보고 나서 인물들을 관찰하며 그대로 묘사하는 사실적인 그림이었다. 





그가 저 그림을 그리던 시기에는 대형 돛을 매단 범선(帆船)에서 증기선으로 바뀌던 시절이었다. 

범선은 사람의 힘으로 물가에서 배를 끌어내고 물가로 끌고가야 띄울 수 있었다. 

범선을 끄는 인부들은 어부도 아니고 힘을 사용하는 노동자들이었다. 

힘이 넘쳐서 배를 끄는 것이 아니라, 

저 육중한 배를 끌고 끌어야만 먹고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11명의 인부들을 표정까지 세세하게 묘사한 저 그림에서 '불굴의 민중 정신'을 표현하고 있다는 추상(追想)은 '관념'이다. 

사고방식이나 태도가 하나의 신념이나 원칙에만 집착하여 경직되어 있는 것으로 심지어 '교조적(敎條的)이기까지하다.

 레핀의 그림은 구체적인 사람들, 인부들, 상황 속에 인물을 그리고 있다. 

관념이나 교조가 아닌, 실재하는 생생한 현장의 사람을 햇수로 2여년에 걸쳐서 밑그림부터 찬찬히 그려나갔다. 

따라서 그의 그림은 관찰이자 체험이며 현실과 정면에서 맞딱트린 지구력과 회화의 능력이었다. 




화가 레핀의 대표작이 저 그림 '볼가 강의 배 끄는 인부들'과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

 '고해성사를 거부하는 사형수',

 '어느 선동가의 체포' 들인 것처럼, 

참혹한 현실에 놓여진 인간들이 그의 그림의 대상이었다. 





그것이 오늘날 역사와 사회의 현실로 응시(凝視)되면서 그림은 고전(古典)이 되어 생생하게 현실을 말하는 것이다. 





도스토옙스키는 레핀의 '볼가 강의 배 끄는 인부들' 그림을 보고 나서 

'사실적인 그림의 어디에도 민중을 떠받드는 시위(示威)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저 끔찍하고 처절한 인간들 개별의 묘사에서 전율을 느낀다'고 했다. 





대상으로의 '민중'일 때 이미 관념이다. 

개개인의 구체적인 삶의 실체를 보지못하고, 않고, 

그저 뭉뚱거려 볼 때 '민중'의 실체는 리얼리즘에서 멀어지고 추상화된다. 

정치가 그렇다. 

예술과 정치, 그것에 상관하는 인간의 태도는 같은 이치(理致)다. 





Barge Haulers on the Volga, State Russian Museum, St Petersburg. 

131.5 cm × 281 cm / 1870년~1873년 / 유화 / 캔버스에 유채 / 국립러시아박물관 소장


저작권자 김상수 https://www.facebook.com/kim.s.soo.1?fref=nf